키움, 4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리빌딩' 면죄부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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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NC전 패배로 '트래직 넘버' 제로…사상 첫 4연속 10위도 눈앞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2026년에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다.
키움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 패배로 포스트시즌 탈락을 의미하는 '트래직 넘버'가 사라졌다.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네 시즌째 히어로즈의 가을야구 달력은 또 비었다.
올 시즌 126경기에서 43승(80패 3무)에 그친 키움은 남은 18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61승으로 5위 두산 베어스(61승 57패 4무)를 넘어설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10개 구단 체제 출범 후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10위가 눈앞이라는 점이다.
키움과 공동 8위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의 격차는 11.5경기다.
산술적인 여지는 남았어도, 현실적으로 순위표 맨 아래 칸은 키움 지정석에 가깝다.
2023년 7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부상으로 전력 재구축을 위한 '리빌딩' 버튼을 눌렀고, 이후 매년 도돌이표다.
이정후를 비롯해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핵심 야수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등 꾸준한 전력 약화 요소가 있었지만, 이는 4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면죄부가 되기는 어렵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고, 4년째 꼴찌가 유력한 키움의 현재 상황이 팬들로부터 이해를 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시범 경기 키움 히어로즈 대 LG트윈스 경기. 3회 초 2사 2루 때 설종진 키움 감독이 득점에 성공한 이주형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2026.3.23 [email protected]
구단은 언제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명확한 방향과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고, 현장은 그에 발맞춰 합리적인 운영으로 입증해야 한다.
키움은 그 어떤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다. 벤치 곳곳에 깊게 드리운 구단 수뇌부의 그림자 때문에 꼴찌 팀 사령탑인 설종진 감독이 오히려 동정을 사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벌어진다.
하위권을 전전하며 모은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은 아직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유망주를 모으는 것과 키우는 건 다른 문제다.
올해 키움은 가장 많은 선수를 기용한 구단이다. 한 번이라도 타석에 들어간 야수는 35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고, 투수는 33명으로 LG 트윈스(34명)에 이어 2위다.
드래프트를 앞둔 고교 선수와 학부모 사이에서 '기회의 팀'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러나 제대로 된 육성 매뉴얼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선수를 단순히 1군 경기에 내보낸다고 해서 성장하는 게 아니라는 건 지난 4년의 세월이 입증한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키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이택근 티빙 해설위원은 "강정호부터 송성문까지 포스팅 금액만 770억원을 벌었는데, 다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해설위원은 "야구장 환경은 물론이고 샤워실과 가방을 둘 공간조차 제대로 없다"고 열악한 2군 현실을 꼬집었다.
리빌딩은 목적지와 도착 시점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이를 밝히지 못하는 리빌딩은 부진한 성적표를 가리는 구겨진 면죄부일 뿐이다.
4년 연속 가을야구를 놓친 키움 구단이 팬에게 내놓아야 할 것은 다음 시즌의 각오가 아니라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일정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