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3.0] "하이브리드는 장점" 농구교실서 후학 양성하는 전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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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선수 은퇴 후 방송인·유튜버·코치로 농구 저변 확대 기여
한국인 모친 영향받아 미 국적서 귀화 "이중 문화 정체성에 자부"
"모국 생활 차별 기억보단 삶의 깊이 배우고 사랑받은 게 더 커"
(용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경기도 용인시에서 '앵클브레이커'라는 청소년 농구교실을 운영하는 전 KBL선수 전태풍. 2026.7.27 [email protected]
(용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때 하이브리드(혼혈)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많은 후배가 저를 보며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한국프로농구(KBL)의 귀화 혼혈 선수로 2009년 데뷔해 2020년 시즌까지 여러 구단에서 공격형 가드로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전태풍(46) 씨는 스스로를 '50대 50'의 한국인이라고 자부한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중 문화 정체성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나아가 새로운 것도 되는 장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퇴 후 농구 교실을 열어 청소년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농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농구계 동료 및 선후배들과 함께한 '안싸우면 다행이야', '아는 형님', '동상이몽2' 등 다양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SBS 프로그램 '열혈농구단 시즌2'에서 서장훈 감독이 이끄는 연예인 농구팀 '라이징 이글스'의 핵심 코치로도 활약하고 있다.
미국에서 고교 시절 조지아주 최고의 선수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고,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명문 조지아 공대에 진학해 주전 가드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 프랑스, 크로아티아, 터키 등 유럽 프로 리그에서 약 7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그는 2009년 한국 프로무대로 이적했다.
전 씨는 "등에 태극기 문신을 새겼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며 "한국에 오면서 토니 애킨스에서 전태풍으로 개명했는데 어머니 성(전)과 '농구장을 태풍처럼 쓸어버려라'라는 의미를 담아 지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그가 경기도 용인시에서 이끄는 농구교실 '앵클브레이커'는 유소년부터 성인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실전 중심의 커리큘럼과 엘리트 농구를 지향해 입소문을 타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고 발전하는 동안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즐겁게 훈련하면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몽골 출신 아이들을 가르치는 등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에도 열심인 그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기죽지 말고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수시로 말한다. 이중 정체성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화시키라는 조언이다.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그였지만 어려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었기에 농구에 입문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잘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도 그렇게 잘하지 못했고 키도 크지 않은 데다 집이 잘사는 형편도 아니었다"며 "미국에서도 이쪽저쪽에도 끼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농구를 잘하기 시작하니까 주변에서 인정해주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살게 됐다"고 돌아봤다.
전 씨는 아내 지미나 씨가 자신과 같은 한국계 혼혈이라 많은 것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정신적으로도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치켜세웠다.
지 씨는 UC버클리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한국에서 영어강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3명의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다가 최근 일반 학교로 전학시켰다.
아이들이 자신이 한국 생활하면서 겪었던 차별과 어려움을 덜 겪고 당당한 한국인으로 크기를 바라서다.
열혈농구단 시즌2에 출연하는 이유도 농구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싶어서다. 그는 "농구는 팀워크가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이 개인기인 스포츠"라며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꿔가며 합심할 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게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에서 코치로 팀원을 가르칠 때는 진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 어설픈 한국어를 구사하며 주변에 웃음꽃을 피우게 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그는 "긴장을 풀어주고 재미를 느끼도록 하려고 적극적으로 제스처를 할 뿐"이라며 웃었다.
현재 농구교실을 2호점 3호점으로 확대해 전국에 지점을 내겠다는 목표를 가진 그가 청소년들에게 제일 강조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이다. 완벽함보다는 노력하는 선수가 더 필요하며 실수를 두려워 말라고가르친다.
전 씨는 "아이들이 농구를 즐기고 사랑하면서 자신감도 생기면 나중에 농구선수가 안 되더라도 사회생활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전태풍이 나오기를 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