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초 만에 우승 퍼트…폭스, 망설임 없는 속사포로 디오픈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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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스포츠 가문 출신…빠른 상황 판단력 몸에 익혀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시즌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오픈) 4라운드가 열린 19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의 18번 홀(파4).
공동 선두에 한 타 뒤진 샘 번스(미국)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불과 22초 만에 라이언 폭스(뉴질랜드)는 3.6m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을 결정짓는 퍼트를 하기에 앞서 폭스가 라인을 읽고 어드레스를 하는 데 단지 22초가 걸렸다는 뜻이다.
보통의 경우 승패가 결정되는 퍼트를 앞두고는 대부분의 선수는 라인을 두세번 읽고 홀을 왔다 갔다 하면서 40초 넘게 시간을 흘려보낸다.
폭스는 디오픈에서 우승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30세에 DP월드투어 신인이었고, 37세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이었으며, 이제 39세에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고 말했다.
골프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20대 초반에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드러낸 데 비해 폭스는 많이 늦었다는 의미다.
39세의 나이에 메이저 챔피언이 된 폭스지만, 그가 이번 대회에서 샷이나 퍼트할 때 보여준 망설임 없는 결단력은 골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폭스는 어려서 테니스나 크리켓할 때도 항상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공을 강하게 때리고 싶어 했다고 한다.
폭스는 "꼼꼼하지 않은 성격이지만 생각할 시간이 적을수록 나쁜 생각이 끼어들 틈이 줄어든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것을 골프에 그대로 적용했다.
18번 홀에서 폭스는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고, 9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에 올리는 과정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수행했고, 버디 퍼트를 할 때도 그랬다.
폭스는 "내가 원했던 방식으로 두차례 샷을 했고, 퍼트할 때는 너무 떨려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폭스의 이런 결단력은 뉴질랜드의 유명한 스포츠 가문에서 자라난 덕분으로 보인다.
폭스의 아버지는 1987년 제1회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한 뉴질랜드 국가대표팀 그랜트 폭스였고, 그의 외할아버지 머브 월리스는 크리켓 국가대표팀 주장이었다.
하지만 폭스는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은 전혀 없었다"며 "골프에서 운 좋게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